독서

<언어의 뇌과학> 이중 언어자의 뇌로 보는 언어의 비밀, 알베르트 코스타 지음

SMAK 2022. 9. 1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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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 읽게 된 계기 및 전체적인 소감
외국어는 '조기 교육'이 엄청나게 중요하다!!
2. 인상 깊었던 부분
실제로 이중언어자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경험적으로 봤을 때에도) 이 책의 연구 결과가 사실인듯하다.





1. 읽게 된 계기 및 전체적인 소감

언어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매우 흥미롭게 읽을만한 책이다.
다 읽고 보니,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이중언어 관련 강의에서도 부교재로 쓰이는 책이었다.
나는 언어학과 관련된 공부를 하는 만큼 '언어의 뇌과학'이라는 제목이 매력적이어서 읽게 되었다.

만약 누군가가 자신의 아이를 외국어를 유창하게 사용하는 이중언어자로 키우고 싶다고 한다면, 부모로서 꼭 읽어야하는 필독서라고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적으로, 외국어는 '조기 교육'이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어린 이중언어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들도 많다.

그리고 저자 스스로가 이중언어자로서, 이중언어자가 가지는 이점(advantage)과 긍정적인 특징들을 소개하고자 쓴 책으로 보인다. 저자의 약력상 스페인과 카탈루냐어에 대한 설명이 많지만, 다수의 해외 논문을 인용하여 보편적인 이중언어자의 '뇌 연구' 측면을 세세하게 잘 다루고 있다.
흥미로웠던 내용이 굉장히 많다. 그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몇 가지만 정리해두려고 한다.

2. 인상 깊었던 부분

외국어를 모르는 사람은 모국어도 모른다
-괴테-



1. 아기들은 통계적 규칙성을 발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단어를 만드는 '소리 사슬'을 구분하는 것이다.
이중언어 아기의 경우에는 모국어와 외국어를 들려주었을 때 모국어를 들을 경우에 반응속도가 더 느렸다. (단일 언어 아기는 반대였다.) 여기에 대한 가설은, 아이가 모국어의 소리 사슬을 구분하는 데에 시간을 더 많이 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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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크 효과(McGurk effect): 시청각적인 착각 현상

아기 이중언어자들은 조음 운동에 더 관심을 많이 갖고(많이 쳐다본다) 말하는 사람만 보고도 어떤 언어로 말하고 있는지 알아차리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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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6개월 아기들은 모든 음소를 구분하는 능력이 있지만, 12개월쯤 되면 소리를 구분하는 능력을 잃어버린다.
대신에 지각 좁히기, 지각 순응(perceptual adaptation)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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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소간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는 능력은 증가하지만, 각 언어의 음운 요소를 처리하여 대조하는 능력이 감소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즉, 모국어의 음소(예를 들어 ㄱ,ㄴ,ㄷ...)는 대충 말해도 알아들을 수 있지만(l나 r로 발음해도 ㄹ으로 알아듣는다) 외국어의 음소(예를 들어 l,r...)간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은 힘들다는 뜻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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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이가 1년 6개월(30개월) 쯤 되었을 때, 일주일에 10개정도의 단어(소리를 낼 수 있는 단어 기준)를 발견하기 시작한다. 이 때를 어휘 폭발 기간이라고 부른다.


4.

상호 배타성 경험 법칙(heuristic of mutual exclusivity): 현실 세계의 어떤 대상 하나에는 그것을 설명하는 이름이 하나만 있다는 생각을 근거로 하는 것.

인간 아이는 새로운 단어를 들었을 때 새로운(모르는) 물질이나 속성과 관련이 있다고 가설을 세우게 된다.
그런데 이중 언어자에게 그런 실험을 하게 되면? 모호함을 제거하려는 이런 편향(상호 배타성 전략)이 줄어든다. 특히 두 언어로 번역한 단어를 더 많이 알고 있을 수록 그렇다. 즉, 이중 언어 경험이 있다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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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강아지 모양을 가리키면서 '양'이라고 말하면 단일언어 아이들은 얘의 이름이 '양'인가 보다라고 추측하게 되지만, 이중언어 아이들은 '양'이라는 것이 그 물체의 이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뜻을 가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양! 양!'하고 운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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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비우세 언어(외국어)를 사용하다가 우세 언어(모어)로 변경할 때 더 오래걸린다. 아무래도 억제를 하는 비용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양쪽 언어가 비슷한 이중언어자의 경우에는 언어 변경 비용 크기도 비슷한 것으로 관찰되었다. (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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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중언어자인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외국어를 사용하다가 모국어 단어로 말해야할 때 버벅거리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단일언어자 친구들은 모두 '모어를 사용하다가 외국어로 전환할 때 더 오래 걸릴 것 같다'고 대답했지만 이중언어자 친구들은 모두 '외국어를 사용하다가 모어로 바꿀 때 더 오래 걸릴 것 같다'고 대답했다.

질문은:

"여러가지 모양들이 그려져있는 단어 카드를 계속 넘기면서, "외국어로 말해보세요~"라고 하다가 어느 순간 "모국어로 말해보세요~"라고 말했을 때, 실험대상자가 언어를 전환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1이라고 하고, "모국어로 말해보세요~"라고 하다가 어느 순간 "외국어로 말해보세요~"라고 했을 때 걸리는 시간을 2라고 하면, 둘 중 어떤 시간이 더 오래걸리겠느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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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두 언어는 한 언어가 다른 언어를 ‘먹는’ 방법으로 상호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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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외국으로 입양된 아이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무의식적 또는 간접적으로라도 모국어(한국어)를 알고 있는 입양아들이 다른 집단에 비해 정답을 맞힐 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가설을 세웠지만, 8년정도 노출되었던 사람조차 한국어가 완전히 사라진 것과 같이 행동했다. 두뇌활동도 똑같았다. 모국어를 완전히 잊었다.

그런데 예전에 어떤 언어에 노출된 참가자 집단은 그와 관련한 지식을 완전히 잃어버렸음에도, 실험을 오래 지속하자, 다른 집단에 비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소리를 잘 구별할 수 있었다. 약간의 음운론적 지식이 뇌에 남아있었음을 암시한다. 스스로는 의식하지 못한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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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뇌를 더 똑똑하게 한다거나 정신 질환을 초래하는 등처럼 영향을 주는 것이 있을까?



1. 말하는 과제를 냈을 때 단일언어자보다 더 느리고 덜 정확하게 어휘에 접근한다. 젊은 사람이라면 화면에 나타나는 그림이름을 말하는데에 평균 600밀리초(0.6초)내에 할 수 있다.
그러나 습득 나이가 어릴 수록 처리 속도가 빨랐다.

2. 어휘 접근성 측면에서, 말이 혀끝에 맴도는 현상도 더 자주 나타났다
1분동안 한 언어로 생각나는 동물의 이름 말하기 게임에서도 이중언어자들의 개수가 훨씬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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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이중언어 사용이 어휘량 감소 뿐만 아니라 언어 산출 과제에서 어휘집에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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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성인 이중언어자는 단일언어자보다 새 언어의 단어를 더 잘 습득한다. 이중언어자 그룹이 더 많은 단어를 배웠고 기억도 더 오래 유지했다.

4. 이중언어 환경 속에서 자란 아동들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이 발달해 자기 관점을 상대방의 관점에 따라 바꿀 수 있었다. 4~6세 아동을 대상으로 실험했을 때, 상대방이 보는 물건과 아동이 보는 물건이 다른 경우, 상대방이 요청하는 것이 상대방이 보는 것 중에 있을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이중언어자 집단에서 훨씬 높게 나타났다(20%만 오류, 단일 언어자는 50%)


학습을 하면 뇌가 변한다. 지식은 뇌의 자리를 차지하거나 적어도 뇌 아키텍쳐를 수정한다. (136쪽)



1. 어린시절에 제2언어를 배웠든 성인이 되어 배웠든 상관없이 좌뇌 하두정엽 피질의 회색질 밀도가 이중언어자가 더 높았다.
=이중 언어자는 과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뇌 에너지가 적은 편

나이가 들면 백색질이 손상되는데,
이중언어 사용은 회색질 뿐만 아니라 백색질 보전 또는 활기에도 영향을 주더라.
백색질은 다른 뇌 영역 간 정보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중언어자와 단일언어자의 백색질 보전을 비교해보니까
이중언어자가 보다 넓게 연결되어 있더라.



2. 커피 내리는 동안 청구서 살펴보는 등의 활동을 주의 집중하는 대상을 계속 바꾸어야한다.
이것을 '작업전환'또는 작업 변경이라고 부르는데, (소위 멀티태스킹)
이 능력은 20대에 절정에 달하지만 얼마든지 훈련이 가능하다.
멀티태스킹은 이중언어자가 더 잘한다고 결론 내릴 수 있을 것이다 (154쪽)


3. 돈을 저축하는 것처럼, 인지 예비 용량이라는 게 있는데, 신체운동/식습관/사회적/인지적 요인들이 인지 예비 용량을 축적한다. 풍부하고 자극적인 지적 생활이 인지 예비용량 유지에 유익한 것이다. 뇌의 퇴화로 인지 기능이 악화되어 행동에 미치는 손상은 불가피하지만 이것을 어느정도 줄여줄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169쪽)

반면에, 인지 예비 용량이 큰 사람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인지 저하가 더 빠르고 뚜렷하게 진행된다.

따라서, 이중 언어자들은 단일언어자보다 (뇌퇴행으로 인한 치매 증세가 늦게 발현되어서) 3년 늦게 신경과 의사를 방문했다.


모국어로 하는 감정 경험 인식이 외국어로 경험할 때보다 훨씬 컸다.




1. 해리포터를 읽는 동안 감정적 내용을 접할 때, 뇌영역이 활성화되는 정도를 봤는데, 모국어로 된 책을 읽을 때에만 뇌 영역이 활성화 되었다.

2. 피부색보다 언어가 범주화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 사람들은 외국어 억양이 있는 사람의 말은 잘 믿지 않음.
어린아이들은, 같은 피부색을 가진 아이들보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과 더 친밀감을 느낀다.

3. 의사 결정을 해야하는 복잡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실제 확률을 계산하기보다 세부사항을 단순화 하고 경험적으로 알게 된 지름길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암묵적으로 축적해온 경험 때문이다. (194쪽).

그런데 이런 지름길이 일정부분을 왜곡하게 되는데 이 왜곡 때문에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거나 최적 선택이 아닌 결정을 할 수도 있다. 이런 왜곡을 '사고 편향'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감정 부담이 큰 상황에서는 직관을 더 따른다. 그런데 외국어는 감정 반응을 감소시킨다. 즉, 외국어로 받아들인 상황 속에서는 비합리적인 행동을 줄어들게 된다. (외국어로 대화해야한다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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